2016년 산행기록
한라산 정상에서 본 제주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_ 16/10/20(목)
高富帅
2016. 10. 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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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산행기록입니다~!
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도 뜀박질이 가능한(?) 용눈이 오름에서 살방살방 놀아 보았으니, 오늘은 제대로 된 산행을 한 번 해봐야 겠습니다.
약 5 년전 어느날, “백록담은 인터넷 사진으로 보면 된다” 고 버티다, 동료들에 의해 얼떨결에 끌려와;; 바로 이 곳 한라산을 산행할 예정이었으나, 북상중인 태풍으로 인해 입산통제가 되어 만세를 부르며 기뻐했던 적이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는 왜 그렇게 등산을 죽기보다 싫어 했을까요? ㅠㅜ 어쨌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며, 영원한 것은 절대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백록담까지 성판악 코스로 올라 보겠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수 있다는, 정상에서의 제주 전역 조망과 백록담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는 35%의 확률에 도전해 봅니닷!^^
(코스)
성판악-속밭휴게소-진달래대피소-백록담-진달래대피소-속밭휴게소-성판악(원점회귀)
서둘러 조금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여기는 물론 주변 도로의 갓길까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합니다. 주말이라면 최소 6시 반~7시까지는 성판악에 도착해야 할 것 같네요. 현재 10월말 까지는 5시반부터 입산이 가능합니다! (랜턴 필수)
오늘은 이후 일정과 차랑회수 문제로 인해, 해발 750m에서 출발하는 성판악 코스로 올라갔다 원점회귀 합니다. 경사는 조금 더 있으나, 경치가 좋다고 알려진 해발 650m지점 출발 관음사 코스는 낙석문제로 그동안 통제중이다가 10/1부로 개방되었습니다. (다만, 관음사 코스는 매점이 없어요ㅠ)
아직은 조망이 트이는 지점이 아니라서, 바위 위에 올라가 각도를 만든뒤 일출을 겨우 봤습니다;;;
한라산은 높은 고도로 인해 열대,온대,한대 세가지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모두 공존하는 지역이라 합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온대성 식물인 조릿대가 점차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성판악 코스는 흙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데크와 돌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근데;;; 시작 하자마자 금방 천 미터라니, 정상까지는 금방 올라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부터는 삼나무 군락들이 펼쳐지기 시작하네요~
확실히 높이 올라갈수록 시원한 공기가 느껴지며, 주변 풍경 들도 따라서 변합니다. 제법 물이 오른 단풍들도 보이긴 하지만, 한라산에서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영실 코스로 올라가야 합니다~ (다만, 영실코스는 백록담 접근 불가)
지금까진 그저그런 얕은 경사면 이었다면,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고행 길의 시작입니다~ ^^
백록담 산행길에 옆으로 빠져서 왕복 약 40분 거리의 산정 호수인 사라오름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여긴 백록담보다는 상대적으로 호수에 물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지요~
한라산은 돌로 만들어진 산입니다. 그러다보니, 바닥도 걍 다 돌이지요. 발바닥에 불이 납니다;; 밑창이 얇은 운동화를 신으면 발이 아파 죽을테니, 등산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해요! 양복에 구두신고 종이봉투들고 올라가는 중국인을 보았는데 이것도 대륙의 위엄일까요? ^^
거의 절반 지점인 해발 1,400m 진달래밭 대피소. 12시반 이전에 여기를 통과해야 백록담까지 갈수 있지요. 열심히 올라가서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는 여기서 컵라면을 한 그릇 때려줄 예정입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반은 이렇게 돌 오르막 이구요. 반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요. 일명 죽음의 계단 퍼레이드;; 나중에 하산하면서 보니 곳곳에는 퍼지는 등산객들이 속출하네요. 평소 운동을 멀리 했던 분들은 많이 힘들듯 합니다ㅠ
진달래밭 대피소부터는 조망이 탁 트이게 되며, 약 1,600m 정도까지 올라오면 그때부턴 제주도의 양쪽 끝을 한번에 볼 수 있습니다.
3대가 덕을 쌓진 않았어도, 나쁜 짓은 안하고 살았나 봅니다 ^^ 옅은 구름만 끼어 있을 뿐, 해안선과 함께 아랫쪽 풍경, 지나 다니는 배까지도 모두 조망이 됩니다~!
3대가 덕을 쌓진 않았어도, 나쁜 짓은 안하고 살았나 봅니다 ^^ 옅은 구름만 끼어 있을 뿐, 해안선과 함께 아랫쪽 풍경, 지나 다니는 배까지도 모두 조망이 됩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제주도를 발 아래에 놓고 보는 조망이 너무 멋지네요.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큰 의미는 없지만, 오늘 백록담 정상 도착순위는 5위였네요;;
생각보단 물이 없어요. TV에서 애국가 나올 때 보이는 호수 같은 모습을 상상했지만, 뭐 그런건 사실 거의 볼 수 없다고 합니당. 그나마, 얼마전 태풍 챠바가 와서 물이 엄청 많이 차서 이 정도라도 된 거랍니다ㅎ 당연한 것이 백록담 지반이 구멍이 숑숑 뚫린 현무암이라 그대로 아랫쪽으로 흡수되어 버리는거죠~
고도가 높은 곳이라서 그런지 하늘과 구름의 변화가 참으로 변화무쌍합니다. 정상데크에 누워서 아무 생각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군요~ ^^ 멍 때리기 전문입니다ㅎ
사실 제주도 여행의 8할은 날씨라고 하죠..
푸르른 하늘까진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정상에서는 시야가 트여, 산 아래를 다 내려다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네요! 만약 여기까지 와서 새하얀 도화지 구경만 하고 갔었다면 좀 많이 슬펐을 것 같습니다;;
산 아래에서는 구경도 한적 없던 오뚜기 컵라면이 대피소에 단독입점해 있습니다. 산행이 힘들었던 나머지, 모두가 이 컵라면에서 천상의 맛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지요. 진짜 꿀맛 이더라구요;; 가격은 1500원이며, 현금만 받습니다~
일반 등산객들에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단, 대학생 MT 인파 까지 겹쳐, 상단부 일부 구간은 기차 놀이길이 되었습니다. 그렇찮아도 좁은 길에 퍼지는 사람들까지 속출하면서 길게 밀리네요. 밀려요;;; 뭔가 정상은 아닙니다ㅠ
등산객들의 올라갈때, 내려갈때의 표정은 너무나 다르군요. 이 시점에서 “산행의 맛은 내려갈 때 올라오는 사람 보는 맛” 이라는 격언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오늘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정상까지 몇분 남았어요?" 로서, 한 30번 정도 대답해 준것 같네요. 하지만, 그 시간은 저도 확신할 수 없는 정확하지 않은 대답 이었습니다ㅠ 정상에서 멀어지면 저도 잘 몰라요ㅠㅜ
이젠 아랫쪽 입구에서 입산통제를 하는지, 올라오는 분들이 거의 없네요. 청소년 자녀와 함께 오신 부모님께서 사진을 찍으시면서 “고도가 올라갈수록 애가 점점 못 생겨지고 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표현이 재미있어서 속으로 많이 웃었습니다.
어제 게스트 하우스에서 스탭들이 하던 이야기가 있었네요. "어쨌든 초입에 구경을 많이 하세요. 이후부터는 올라가는 내내 땅만 보게 될테니까~ 퐈하하핫! " 결론적으로 성판악 코스는 한달에 몇번씩 등산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전혀 어려움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워낙 어이없는 경사길을 많이 접해봐서 그런지, 이 정도는 양반입니다요ㅎ
일반적으로 성판악 코스는 백록담찍고 하산까지 7~8시간 정도를 잡는데요. 저는 라면먹고 내려오는데 6시간 50분 걸렸으니, 거의 평균이네요. 백록담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오면,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천원에 발급해 줍니다. 까먹지 말고 받아와야죠~ㅎ 한라산 등반을 마치고 나니, 몸이 너덜너덜 해진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드디어 나도 뭔가 큰 숙제를 했다는 성취감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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