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새별오름 방문기 : 눈부시게 일렁이는 억새의 향연

오늘은 새별오름을 간단히 한번 걸어 보았습니다.  이 곳은 꽤나 많은 오름들이 밀집해 있는 제주 서부 중산간 오름지대 중에서 가장 최고의 장소라 해도 손색이 없다 생각됩니다.

 

"새별오름" 이라는 예쁜 이름은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 하여 붙여졌는데, 오름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성 이시돌 목장도 근처에 있어 연계하여 관광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죠.

 

새별오름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제주 들불축제가 개최되어 왔는데, 최근 탐방객들이 늘어나면서 새별오름 등반로 주변의 흙이 쓸려 내려가고, 돌들이 드러나는 등 훼손이 진행되고 있어서 안식년제를 검토하고 있다 합니다.

 

새별오름이 가장 빛나는 시기는 역시나 억새가 만발한 가을이며, 주차장도 아주 넓고 반듯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 타 오름들에 비해 편의성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새별오름 정상으로 오를 때 왼쪽 능선은 경사가 매우 가파르니,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르면 훨씬 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 고도 그래프를 보면 그냥 느낌적 느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올 때 더욱 풍성한 억새를 볼 수 있으므로, 내려오면서 멋진 풍경을 원하신다면 시계 방향으로 이동하세요.

 

곧바로 치고 오르는 코스라 경사가 꽤나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 주차장의 높이가 이미 해발 440m 정도 되므로, 정상 지점 해발 519.3m 까지 고도를 80m 정도만 높이면 됩니다.

 

최고봉인 남봉을 정점으로 하여 몇 개의 등성이가 있으며, 각 등성이마다 봉우리가 존재합니다.  항공뷰로 보면 서쪽은 넓게 열려 있고, 북쪽은 우묵하게 파여 있으며, 마치 별표처럼 둥그런 표창 같은 5개의 봉우리가 존재하는 특이한 모습입니다.

 

천천히 걸어가면 정상까지 소요시간은 약 20분 내외에 불과하며, 정상에 오르면 제주도 서쪽의 아름다운 해변과 비양도 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나마 한산한 편이었지만, 주말에는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약 20분씩 대기하기도 하니 참조하세요.

 

이 맘때 제주 억새라 하면 산굼부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연 그 자체에 가까운 새별오름이 훨씬 더 우위에 있습니다.

 

억새의 일렁임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억새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일몰때 보면 아름다움이 배가되겠죠.  다만 해질녘에는 역광에 걸려서 사진찍기가 쉽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마치 푸르른 바다의 파도를 보는 듯,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억새의 자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네요.

 

어느 곳에 서서 사진을 찍더라도 만족한 샷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꾸 억새밭 안으로 들어가서 찍다보니 여기저기 많이 망가진 모습을 보면서 속이 상했네요.

 

새별오름은 오름 전체에 억새가 아주 풍성해서 강렬한 임팩트를 주며, 특히나 키가 커서 약간 떨어져서 볼 때 더욱 멋있습니다.

 

햇볕을 받은 억새들이 은 빛으로 빛나는 이 모습을 눈 속에 마음 속에 꼭꼭 눌러 담아 두며 간단했지만 알찼던 새별오름 방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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