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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많고 많은 제주의 오름 가운데 흔하지 않은 산정 화구호를 가지고 있는 물영아리 오름의 트레킹 기록을 남겨봅니다.
물영아리 오름은 정상 분화구에 늘 물이 잔잔하게 고여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사려니 숲길 붉은오름 출입구에서 멀지 않은 서귀포시 남원읍 남조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름 정상의 정상분화구는 둘레 약 300여m, 깊이 30여m에 달하며, 다양한 슾지 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창녕 우포늪과 순천만 갯벌 등 총 18개 지역이 지정습지로서 특별관리 대상이지요.
`18.06@제주 물영아리 오름
제주는 현무암으로 구성된 토양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호수에 물이 잘 고이질 않지요. 이 곳 물영아리 오름도 마찬가지인데, 평소에는 습지의 형태로 존재하다가 비가 내리면 호수가 형성되며, 이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아주 장관이라고 합니다.
이 곳을 방문했을때 먹구름이 몰려오고 뭔가 비가 쏟아질 분위기여서, "오;;; 물안개 구경을 할 수 있으려나?" 라며 김칫국을 마셨지만, 그냥 몇 방울 떨어지고 마는 지나가는 구름이었습니다ㅠㅜ
`18.06@제주 물영아리 오름
제주에 위치하고 있는 다수의 오름들은 대부분 하늘이 트여있지만, 이 곳은 정상에 오를때 내려올때 모두 빽빽한 숲길을 걷게 됩니다. 깊고 깊은 숲 속에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 아주 일품이지요.
다만, 용눈이오름, 따라비오름, 백약이오름 등등과 같이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므로, 혼자 다닐 경우 상당히 적막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 참고해야 합니다.
(트레킹 경로) * 이동수단 : 렌트카
물영아리오름 탐방로 입구~진입로 숲길~전망대~물영아리오름 정상습지~탐방로 입구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두고 탐방로 입구쪽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언뜻 보니, 주차장에 "호,호" 등의 렌트카 차량보다 제주도 현지차량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상당히 독특하더라구요;;;
입구에서 대략 동선을 머리에 그려둔 뒤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생각보다는 오름의 크기가 꽤나 큰 것 같네요.
일단 시계 반대방향으로 크게 돌아 정상부로 올라갔다가 원점회귀를 할 예정입니다. 일단 아랫쪽 현위치에서 출발하여 처음으로 길이 갈리는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을 잘 기억해 둡시다~^^
오른편 정면에 물영아리 오름이 보입니다. 이 곳으로부터 본격적인 오름산행이 시작되는 지점까지는 약 10분 정도를 걸어야 해서 진입로가 상당히 긴 편입니다. 목책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기분은 최고네요~
개인적으로 관광객들이 많지 않은 조용한 곳을 선호하다보니, 제 취향에는 아주 딱 맞는 곳이네요. 바로 이 곳 넓은 벌판이 송중기, 박보영이 출연한 영화 늑대소년의 촬영지입니다.
바로 이 곳이 아까 붉은 점으로 표시된 지점입니다. 여기서 왼쪽편으로 가면 정상까지 굉장히 가파른 경사의 계단이 계속되므로, 완만한 경사의 신 탐방로를 따라서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면서 올라가는 것이 건강(?)과 멘탈을 위해 여러모로 좋습니다.
가는 길에 삼나무가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이 사이를 통과하면 분명 한 낮임에도 햇볕을 거의 가리다보니 어두컴컴해 지는데, 마치 일몰 직전처럼 느껴지네요;;;
이러다보니, 삼나무 아랫쪽 식물들은 햇볕을 받지 못해 모두 고사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우회하여 올라가는 길은 계속되는 삼나무 숲입니다. 구불구불한 숲 길을 따라가면 수백년 동안 이 곳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삼나무의 촉촉한 숲내음이 온 몸 가득히 전해져 오는군요. 중산간 목장 경계를 위해 담을 쌓은 잣성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숲입니다. 밑둥이 잘려나간 나무 그루터기에도 이렇게 자연적으로 이끼가 가득 끼여있는 정도이니;;;
제주도의 날씨는 역시나 변화무쌍합니다. 구름대가 빠르게 지나가며 주변을 뒤덮고 있네요. 전망대에 올라서 본 오름이 얼핏봐도 약 10여개가 넘으니, 역시 제주는 오름의 영토인 것 같습니다~!
이 곳은 항상 보던 오름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풍경을 목격하는 즐거움을 주네요. 새로운 잎사귀가 가지가 아닌 몸통에서 돋아나는 독특한 모습입니다.
자;;; 이제 분화구 방면으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길고 길게 느껴지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이지요. 그리고, 반대편 계단에 비하면 사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계단을 오른뒤 약 200여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산정분화구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습지가 버러진 땅으로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생명의 보고이자 학술적 연구대상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곳이지요. 마치 초록 양탄자를 깔아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물이 어느 정도 차야 멋있을텐데, 그냥 이렇게 사진으로만 보니 시골 어느 마을에서 모내기 해 놓은 논 같은 모습이군요??
어쨌든 물영아리 오름은 비가 오는 날 또는 안개가 끼었을 때 방문하는 것이 훨씬 분위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이렇게 조용한 길을 혼자 걸어가는 것도 좋지만, 오름에 대해 좀 더 알기 위해서는 거문오름처럼 해설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하지만, 방문객이 너무 적어서 모객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한데, 이 번호(064-740-6000) 로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라산 백록담과 사라오름을 제외하고 산정 분화구에 이렇게 물이 있는 것, 그리고 분화구 주변에 나무가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 본 듯 합니다. 또한, 진입로의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도 이 곳만의 매력이었네요.
길고 긴 데크길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뒤돌아 보니 약 800여개의 계단이 마치 길고 긴 롤러코스트 트랙을 보는 것 같군요;;;
무조건 신 탐방로를 이용하여 우회해서 정상으로 올라 가시는 것이 제대로 물영아리 오름을 느끼는 방법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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