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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우령산, 종남산 산행기입니다~!

 

 


 

요즘은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절대 비가 오지 않네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
2주전, 진달래로 한때 아주 인기가 많았던 창원 천주산과 무학산을 찾아 몹시 호젓한 산행을 즐긴바 있어, 오늘은 진달래 시리즈 시즌3로 밀양 종남산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종남산은 밀양강이 영남루를 지나며, 300도 가량 원을 그리면서 돌아 나가는 물굽이가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정상에서 볼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당연히 진달래는 없지만, 영남 알프스와 저 멀리 대구/창녕의 산세까지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전체 경로는 국제신문 산행 코스를 참조했습니다.)

 

 

 

 

 

 

(코스) * 이동수단 : 자차
농협 밀양 물류센터 주차장-우령산-복호암-방동고개-종남산-봉화재-임도-예림서원-물류센터(원점회귀)

■ 아.. 그런데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코스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어, 안 가는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ㅠ

1) 현재 들머리~우령산~방동고개 구간은 상상을 초월하는 밀림 지대가 되어 있습니다. 바닥에 길은 보이되, 풀숲이 우거져 진행 방향으로는 거의 시야확보가 안되네요;;
우령산 들머리 초입부터 얼굴은 거미줄 샤워, 상반신은 끊임없는 가시나무 어텍을 받고, 하반신 무릎까지는 칡넝쿨이 다리를 붙들고, 마지막으로 숨겨진 바위가 발목을 삐게 만듭니다ㅠ 이걸 뚫고 전진 하는데 평소보다 몇 배의 체력이 소모되는군요;;;

2) 또한,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전체 산행 거리의 약 1/4은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합니다. 종남산 정상을 내려와 밀양 CC옆을 지나면 그때부터 임도 + 아스팔트인데 이 더운 여름날 그늘 하나없는 아스팔트를 몇 키로씩 걷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목적지였던 종남산 정상의 조망은 더할 나위가 없었지만, 우령산 코스와 아스팔트 도보길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네요;; 예림서원에 주차후 종남산 정상만 왕복하면 딱 좋을것 같습니다~

어쨌든 뭐 항상 좋은날만 있을수 있나요? 산행을 하다보면 소나기도 맞고, 알바도 하며, 진흙탕에 넘어지기도 하는거죠. 힘든 산행길 이었지만, 빡세게 극기훈련 한번 했다고 정신승리 하기로 했습니다~^^

 

 

"이 코스로는" 절대 가지 마세용~

 

 

 

 

 

 

 

 

 

 

[우령산 산행 들머리]

 

밀양 농협 물류센터 정문앞 주차장에 파킹을 한뒤, 바로옆 정각사 방향으로 약 100m 정도 올라가면, 왼쪽편 녹색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 들머리가 있습니다.

 

 

 

 

[헐;;; 여..여기가 길인가? 아마도 길이 맞겠쥐?ㅠ]

 

초입부터 몹시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네요. 이런 길로 정상까지 어떻게 가나?? 머리속이 복잡해 집니다

 

 

 

 

[그만 돌아갈까? 말까? 마음이 흔들흔들ㅠ]

 

에라이 모르겠다~;; 1인 산악회의 하나뿐인 규칙을 걍 따르기로 합니다. "남자는 직진"!

거미줄 샤워 몇번하고 나니, 스타일이 다 죽는군요ㅎ 등산스틱을 수맥 잡는 봉처럼 들고 휘저으며 전진합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산 분위기가 음침하네요ㅠ

 

 

 

 

[등산루트 개척중;;]

 

내가 무슨 콜럼부스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합니다. 램블러 지도들고, 앞만 보며 전진이군요ㅠ 최소 1~2주는 사람이 지나가지 않은듯 합니다. 칡넝쿨에 휘감기고, 가시덤불에 찔리고, 게다가 경사까지 심하네요. 에고 에고 아고고ㅠㅜ

 

 

 

 

[국제신문 표지기]

 

이게 나타나는 걸 보면 완전히 터무니 없는 길로 가고 있는건 아니군요. 으흐흐ㅠㅜ

 

 

 

 

[우령산 정상석]

 

오~ 드디어 도착입니다. 그러나, 빽빽한 나무로 인해 조망이라고는 없군요. 신생마을 방향으로 탈출루트가 있으나, 탈출하러 가다 오히려 길을 잃을것 같아 종남산 정상으로 계속 발걸음을 옮깁니닷

 

 

 

 

[건너편 종남산 정상]

 

산 꼭대기에 봉수대가 보이네요. 아직 갈길이 멉니다ㅠ

 

 

 

 

[복호암 아래 반가운 데크 계단길]

 

그러나, 비 몇번 더 오고나면 여기도 조만간 풀 숲으로 완전히 뒤덮힐 듯 합니다. 사람 손을 전혀 안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변해가네요ㄷㄷㄷ

 

 

 

 

[제발 좀 살려주세용;;;]

 

긁히고 넘어지고 찔리고 미끄러지고 팔 위에는 배추벌레(?) 들과 거미들이 기어 다니네요. 이건 뭐..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 생각납니다ㅠ

 

 

 

 

[방동고개]

 

종남산 정상이 가까워 졌네요. 여기부턴 길 상태가 상당히 좋아집니다. 방동고개는 과거 밀양 장날에 시장에 가기위해 소를 데리고 고개를 넘는데, 소 목의 방울이 딸랑딸랑 소리를 냈다고 유래되었답니다

 

 

 

 

[종남산 정상석]

 

네. 여기를 오려고 이 개고생을 감수한거죠. 정상석을 보는 순간,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 순간에 가시지..는 않습니다. 눈은 호강해도 몸이 피곤한 건 여전합니다ㅎ

 

 

 

 

[정상석 옆 남산봉수대]

 

남쪽에서 오는 신호를 북쪽 추화산 봉수대로 연결하는 역할을 했답니다

 

 

 

 

[밀양강 물굽이]

 

밀양 삼문동을 원으로 에워싸며 흐르는 밀양강이 보이고, 밀양시가지 오른편으로는 초동마을 들판이 펼쳐집니다. 뒤편으로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 스카이라인이 보이나, 오늘은 많이 희미하군요

 

 

 

 

[우령산 능선]

 

봉황리 방면으로 보이는 우령산 능선입니다. 지금은 밀양의 사바나 초원ㅠ 제가 저기를 지나왔군요.

 

 

 

 

[봉화재 임도 삼거리]

 

종남산 정상에서 하산하면 헬기장을 지나, 여기로 도착됩니다. 산길은 끝나고, 이제부터는 임도와 아스팔트 길이 시작됩니다

 

 

 

 

[예림서원]

 

이경규 씨의 따님 이예림 양과는 무관하구요^^ 김종직 선생을 배향하는 서원입니다.

 

 

 

 

[약산 김원봉의 부인 박차정 여사의 묘소]

 

다리가 아파서 굳이 이 방향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네요

 

 

 

 

[뒤돌아 본 우령산과 종남산 정상]

 

오른쪽 뒷편으로 우령산이, 왼쪽으로는 종남산 정상이 보입니다. 아마도 우령산은 운문산을 뛰어넘어, 제게 최악의 경험치를 떠멕여준 산으로 기억될 듯 하네요 ㅎㅎ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야겠죠!

 

 

 

 

[조금만 더 적어볼까요?]

 

의열단 단장이었던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
영화 암살로 이제는 재평가가 이루어진 분위기군요. 밀양은 김원봉의 고향입니다. 해방후 들뜬 마음으로 귀국했으나, 친일파가 이미 권력을 장악한 상태에서 수사과장 노덕술에게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뒤, 자괴감을 느끼고 월북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김일성에게 숙청을 당하는 쓸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됩니다.


(간단요약)
말년이 이렇게 될 줄 미리 알았더라면 과연 김원봉은 젊은 시절 독립운동에 투신했을까요? 우리의 인생은 자주 의도와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일쑤입니다.
막 갖다붙여서 뭐하지만, 오늘의 제 산행도 그러합니다. 만약 우령산 등산로 상태가 저럴줄 미리 알았더라면 제가 저 길을 선택 했을까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은 보다 드라마틱 하고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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