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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족산 산행기입니다~!
어찌하다보니 평일인 금요일 오후에 시간이 났네요. 기분이 업업~됩니다^^ 그럼 또 가야죠. 가까운 산으로! 오늘 갈 곳은 평소 눈여겨 봐뒀던 후보지중 하나인 정족산입니다.
정족산은 울산과 양산의 경계에 위치한 바위산으로 솥발산 이라고도 불립니다. 산 정상의 바위가 솥의 발처럼 생겨서 그렇다는데 전 이리저리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더라구요ㅎ
바로 곁에 있는 양산의 최고 명산인 천성산에 가려져 있어 그저 평범한 산일뿐이지만, 몇 년전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고도에 비해 경사가 심하지 않고 탁 트인 정상에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던 터라, 오늘의 황금같은 시간들을 여유롭게 즐기는 산행을 할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편해도 너무 편해서;;; 이건 뭐 거의 평지를 걸은 느낌이네요. 정상까지는 완만한 산길과 임도의 연속이라 그런듯 한데, 혹시 모르니 도핑 테스트라도 한번 해봐야 하는 걸까나요? ^^
(코스) * 이동수단 : 자차
반계마을회관-시적사-운흥사지 부도밭-대성재-정족산-운흥사지-마을회관(원점회귀)
이 산 저 산 다녀보면 그때마다 특유의 느낌이 있는데, 오늘 정족산은 웬지 다크한 어둠의 기운이 종종 느껴지더라구요?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전혀 조망을 주지 않고, 빽빽한 나무로 인해서 한 낮임에도 부엉이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길을 걸어 가다보니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들머리 반계마을회관(반계 경로당)]
수령이 400년이 넘은 갈참나무가 서 있습니다.
반계마을은 지금도 부산-울산 메인도로에서 약 5km를 안쪽으로 들어 와야 해서 오지라는 느낌이 드는데, 과거 에는 하늘아래 첫 동네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였으니, 굉장했을 것 같네요. 하긴, 동학교주인 최제우가 처갓집인 이곳에서 10년을 은거 했는데도, 안 들켰댑니다;;;
[운흥사지 방향으로 가는 길]
마을회관 뒷길을 따라서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로 올라 갑니다.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새 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청아하게 들려오네요~
[시적사 표시석]
어이구;; 얼마나 표시석이 눈에 띄던지.. 직접 한번 올라가 봤네요. 시적사는 높은 석축위에 요새 처럼 서 있는데, 경내로 들어가니 의외로 큰 절이더라구요. 큰 전각이 학처럼 날개를 활짝 편 것처럼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네요~
[운흥계곡]
임도길과 나란히 놓여져 있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작은 계곡에 불과하지만, 시원한 물소리는 언제나 기분을 상쾌 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름에는 특히나 반갑지요;;
[운흥사 빗돌앞에서 산길로 진입]
왼쪽에 보이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운흥사지 부도밭]
조선시대 운흥사 고승들의 사리를 안치한 곳인데, 대나무 숲이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정족산 정상방향 산길]
이런 완만한 산길로 계속 올라가니 힘들지도 않고, 아니?;;; 내 체력이 이렇게 좋았나 싶어, 괜히 스스로 대견해 하며 폴짝폴짝 뛰어 올라가는 초딩 감성을 마음껏 발산합니다.
[드디어 갑갑하던 하늘이 열립니다]
때로는 청명하게, 때로는 먹구름이 지나가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일 전국에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과연 적중할까요? ^^
[정족산 용바위]
과거 가뭄이 계속되면 산신에게 비를 기원했던 곳이라는데, 용이라기 보다는 물개나 두꺼비에 가까워 보이네요. 틈 사이로 손을 한번 넣어 봤는데, 로마 보카델라 베리따 광장에 있는 진실의 입이 생각나서 손을 넣기전 잠시 망설였습니다;;; 거짓말 많이 하면 "앙" 물리겠지요? ^^
[정족산 정상석]
정상에서의 조망은 어디 내놔도 결코 빠지지 않습니다. 사방이 탁 트여 파노라마처럼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요! 정상석은 700.1m로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 측정결과는 748.1m 였다고 합니다
[천성산 원효봉과 비로봉]
제일 뒷편 가운데가 천성산 원효봉, 그리고 오른편으로 완만하게 펼쳐진 화엄벌. 왼편 앞쪽 비로봉과 오른쪽으로 고도를 낮추는 공룡능선이 동시에 조망됩니다
[반대쪽 울산 방향과 동해바다]
저 멀리 울산시내와 울산대교, 현대자동차 공장의 파란색 지붕이. 그리고, 동해바다도 흐릿하나마 보이구요~
[용바위 아래 쉼터 겸 조망바위]
천성산이 곧바로 보이는 널찍하게 펼쳐진 명당 자리입니다. 오늘은 여태껏 아무도 만나지 못했으니, 제가 전세냈네요~ 잠시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워 집니다
[뒤돌아 본 정족산 정상]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린대로, 분명 오늘 정족산에는 다크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저런 구름이 그냥은 안 나온다니까요~ ㄷㄷㄷ;;;
[평범한 산불초소. 그러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 떠오릅니다. 제 머리위로 성이 걸어서 지나가는 것 같네요. (역시 의사 선생님과 상담해 보는게 좋겠죠?ㅠ)
[운흥사지 절 터]
신라 진평왕때 원효대사에 의해 건립되어, 조선후기까지 맹맥이 이어져 왔으나, 알수없는 어떤 이유로 폐사된 운흥사 절터입니다. 한때는 50여개 암자를 거느릴 정도의 대찰이었으나, 지금은 잔존 유물이 남아있지 않는 황량한 평지가 되어 버렸네요. 잠시 나무벤치에 앉아 너른 절터를 바라보며 땀을 식힙니다.
이제 산행을 마칠 시간이 가까워 왔네요. 또 언제 이곳에 올 수 있을런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니, 주변 경관과 마음 속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여기저기를 눈으로 담아둔 뒤 아쉬운 마음을 정리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오늘도 소소하게 보람찬 산행이 된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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