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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울산 12경중 하나인 내원암 계곡을 끼고 있는 대운산을 산행했습니다. 내원암 계곡은 크게 도통골과 박치골로 나뉘어 지는데, 맑은 물로 유명한 도통골은 원효대사가 도를 닦은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곳이지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이 약 500년에 달하는 내원암의 유명한 팽나무를 간단히 둘러본 뒤 산행을 시작했으나, 역시나 대운산은 쉽지 않은 산행지였습니다;;;
하산길에 만난 도통골 계곡은 사진에서처럼 너무나 맑고 깨끗하여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동안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용한 계곡에서 흐르는 물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산행의 피로가 모두 풀리고, 속세에 찌든(?) 마음이 깨끗히 정화되는 느낌마저 들었네요~ ^^
내원암 바로 앞에 우뚝 서있는 왕벚꽃나무는 완전히 만개했습니다. 얘는 자신의 삶에서 올해 1년중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죠. 이미 몇번 둘러보았던 내원암은 오늘 걍 패스합니다.
시계 역방향으로 산행을 했으며,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아래 고도계 그래프에서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여느 산에 비해서는 경사가 상당히 급한 편이라 체감상으로 더욱 힘들었던 것 같네요ㅠㅜ
(이동경로) * 이동수단 : 자차
대운산 상대3주차장 ~ 내원암 ~ 대운산 제2봉(670m) ~ 상대봉 ~ 대운산(742m) ~ 도통골 ~ 대운산 상대3주차장 (시계 반대방향 원점회귀 코스)
오늘도 대운산 아래 상대3주차장에서 출발입니다. 그런데, 산행을 위해 이 곳을 방문한 3월31일(토) 기준, 주차장을 전면 보수작업중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차면이 부족하다보니, 주차장 진출입로에 주정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공사가 가급적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주차장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이번에는 대운산 정상 도통골 방향으로 등산로 폐쇄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사전에 예측하고 방문한 것이 아니다보니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군요.
원래 생각과 달리 역방향으로 내원암쪽으로 산행을 시작해 2봉부터 오른 뒤 대운산 정상을 들렀다 하산하기로 계획을 급하게 수정합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반전이;;; 속았어 속았어ㅠㅜ)
공영주차장에서 내원암 암자까지는 약 2km에 조금 못 미치는 거리지만, 포장된 오르막 도로를 오르는 길이 생각보다는 힘이 들 수도 있겠네요. 내원암 암자가 바로 앞에서 보이는 곳에 왼쪽 편으로 대운산 2봉 가는길 들머리가 열립니다.
데크 계단도 이렇게 나오지만, 대부분 거칠고 깨어진 돌로 이루어진 상태의 쉽지 않은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대운산은 아직도 등산로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있어 잠깐만 다른 생각을 하면 정식 루트에서 이탈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양지꽃 한송이가 역시나 볕이 잘 드는 곳에서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습니다. 강렬한 노란색이라 곧바로 시선을 끄는군요;;; 1년만에 만나서 반가운 마음이 더욱 큽니다.
드디어 대운산 2봉에 올랐습니다. 기본적으로 경사가 상당히 심한데다 낙엽때문에 등로가 미끄러워서 오랜만에 혼자서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많이 힘들었네요 ㅠㅜ
미세먼지 때문인지 오늘 울산시내 방향으로는 전반적으로 뷰가 좋지 않습니다. 희뿌연 상태로 윤곽만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동구 방어진까지도 다 보이는데 말이죠;;;
2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목적지인 대운산 1봉을 향해 출발합니다. 저 멀리로 대운산 정상이 보이는군요. 여기서부터 약 1.7km 정도되는 거리입니다.
가는 길에 대운산 철쭉제 행사장 데크앞을 통과합니다. 매년 5월이 되면 이 곳 주변은 모두 철쭉이 만개를 하면서 장관을 연출하지요.
철쭉제 행사장 바로 뒷편 상대봉을 중심으로 하여 대운산 정상까지의 등산로 주변이 모두 철쭉군락을 형성하지만, 잡목들로 인해 명성이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라 생각되는군요;;;
별달리 볼거리는 없지만, 철쭉제 데크 뒷편에 위치한 상대봉에 잠시 올랐다 내려와 산행길을 재촉합니다. 상대봉에서 내려오다가 미끄러져서 돌뿌리 위에 슬라이딩한 것은 안 비밀 ㅠㅜ
5월 중순이 되면 바로 이 등로 주변이 모두 철쭉꽃밭으로 변합니다. 서창방면 휴휴사 쪽에서 올라오면, 상대3주차장 출발코스 보다는 훨씬 짧은 거리로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대운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데, 하나 팔아드리고 싶었지만,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 대화만 잠시 나눴습니다.
하산길의 경사가 실로 어마어마 합니다. 이 길로 올라오는 코스 역시 결코 쉽지 않습니다. 700m 급 산이지만, 체감상으로는 거의 1천미터가 넘는 것 같다는 ㅠㅜ
그래도, 하산길에 진달래 꽃이 피어 있어 계속되는 하산길이 지루하지 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도통골 방향으로 등산로가 통제되서 그런지 올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군요;;;
마침 올라오시는 부부 산행객에게 도통골 출입구가 폐쇄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표시만 그렇게 해두고 실제로는 다 그냥 다니셔서 출입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기나긴 내리막 길이 드디어 마무리되고, 도통골 계곡에 도착합니다. 하산길에 브레이크를 잡느라 뜨거워진 발을 족욕으로 잠시 식히고 있는데, 물고기들이 겁도 없이 주변을 마구 헤엄쳐 다닙니다. 물고기들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ㅠㅜ
아까 부부산행객의 말씀을 믿고 구룡폭포를 스쳐 지나며 폐쇄되었다고 표시되었던 도통골 라인으로 하산합니다. 사실 여기까지 내려와 버렸으니, 만약 진짜 등로가 차단되었다면 거꾸로 산행을 시작해야 할 판이군요 ㅠㅜ
자연을 제발 그냥 그대로 두면 안되는 걸까? 몇 년전부터 이 곳은 끊임없이 공사중입니다.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땅을 파고, 데크와 평상을 깔았으며, 계곡에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보를 만들었군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은 "치유의 숲" 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내원암 계곡입니다. 울산 12경이라는 명성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어쨌든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습니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원점회귀를 위한 하산을 계속합니다.
계곡 하단에는 "울산수목원" 을 만든다고 역시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돌을 캐내고 땅을 다 뒤집어 두었군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ㅠㅜ
그리고,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아까 산행시작 시점에 보았던 도통골 방향 등산로 폐쇄 문구는 그냥 장식용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많은 산행객들이 이 길을 따라 올라오시는군요;;; 산행 내내 하산길은 어디로 잡아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들이 무색해 집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찾은 대운산 산행은 역시나 힘들었지만, 내원암 계곡에서 그 모든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네요. 연분홍색 철쭉이 피는 5월의 대운산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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