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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봉래산 산행기입니다~!
봄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매년 이 맘때에는 항상 산행할 목적지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황량한 산의 모습과 밋밋한 라이트 브라운 컬러, 질척거리는 등로 (새 등산화ㅠㅜ) 와 애매한 복장(긴팔? 반팔? 바람막이? 패딩?) 까지 이도저도 아니게 많이 어정쩡하지요.
그러던 중, 영도 봉래산에 다양한 꽃들이 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부산에 다른 일도 볼 겸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아기자기한 봄 꽃들을 만나러 떠나 보았습니다. 출발 시간은 좀 늦었지만 코스가 짧아 여유를 가질수 있었고, 산의 높이도 부담이 없었네요~! ^^
개인적으로 부산은 구석구석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영도는 특별한 뭔가가 없으면 갈 일이 없는 곳이죠. 과거에 태종대나 구경하러 몇 번 왔을 뿐, 섬의 중심에 자리한 봉래산은 이름도 생소한 곳이었지만, 지난주에 산행했던 어이상실 100대 명산 연화산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좋은 조망이 펼쳐진 멋진 부산 앞바다, 그리고 봄 꽃들과 더불어, 짧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코스) * 이동수단 : 자차
영도 문화예술회관(어울림 문화공원)-봉래산(395m)-자봉 (391m)-손봉(360m)-함지공원-영도 문화예술회관 (시계 반대 방향 원점회귀 코스)
[오늘의 산행 시작지점]
영도 문화예술회관 (영도 어울림 문화공원) 에 주차(무료) 한 뒤 오른쪽 도로를 따라 약 5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와치공원 표지판 뒤로 들머리가 나옵니다~
[봉래산 둘레길]
아주 평이하면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뒷 산의 모습이지만, 관리상태가 아주 양호하고 깔끔하군요~
[드디어 만나는 봄 꽃, 현호색]
굉장히 다양한 변종을 가진, 이른 봄에 피는 "현호색" 이라는 꽃입니다. 예쁜 컬러의 꽃들이 흔히 그렇듯 뿌리에는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걍 눈으로만 구경을~ ^^
* 봄 꽃들은 식물원의 꽃들처럼 일렬로 전시되어 있지 않지요. 보물찾기 하듯이 산행로 근처를 찬찬히 살펴서 찾아 내야 하고, 이 것 또한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조도, 그리고 갈매기산과 한국해양대학교]
조도 방파제의 왼쪽편 끝부분에 오륙도가 자리잡고 있네요~ 오륙도라는 이름답게 자세히 살펴보면 섬이 다섯, 여섯개로 아른 거리면서 보이는군요. 하지만, 이것은 신비한 자연현상 때문이 아니라, 최근 시력이 다소 나빠져서 그런겁니다ㅠㅜ 이제는 진짜로 안경을 써야 하나 하는 고민이 되네요;;
[남산 제비꽃]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흰색꽃이 가진 수수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최초 발견지 서울 남산에서 자라는 제비꽃 종류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돋이 전망대 데크]
눈이 부신 바다가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 줍니다. 불어 오는 바람에 따라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보이네요~ 평소에는 항상 빽빽한 빌딩과 아파트만 보며 살다가, 산길을 걷거나 시원한 수평선을 보면 1주일 동안 답답했던 마음속의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이 드는 거죠~ 스트레스를 푸는 저만의 효과만점 방법입니다 ^^
[남구 감만동과 영도구 청학동을 이어주는 부산항대교입니다]
울산에서 출발한 뒤,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를 넘으니 아주 금방 도착이군요~ ^^ 다리 뒷편에 황령산과 금련산 쌍봉이 보이고, 오른편 멀리로는 해운대 장산입니다.
[명자나무 꽃]
정상 근처에서 발견한 "명자나무 꽃" 입니다. 붉은 색의 꽃이 요란스럽게 화려하지도 않으면서도 은은한 느낌을 줍니다~ 이제 서서히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네요~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가운데 용두산 공원과 왼쪽으로 갈매기 모양의 지붕을 가진 남포동 자갈치 시장의 명물 수산물 시장입니다. 이제는 방향 감각이 정확히 잡히는군요. 매일 2시인가? 영도다리가 위로 들리는 모습을 본지도 오래 된 것 같은데, 주말마다 산으로 다니니 근처에 갈 일이 없어요ㅎ
[봉래산(395m) 정상석]
이름이 재미 있습니다. 영도에는 봉우리가 3개 있고, 조봉(祖峰) 이라고 불리는 봉래산 정상과 다음 자봉(子峰), 마지막 손봉(孫峰) 입니다. 봉래산 바로앞에는 KBS 송신탑과 함께, 작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할매바위가 있네요.
[봉래산 할매바위와 누군가가 놓고 간 사탕]
어릴적 영도에서 자란 친구에게 들은 이야긴데, 원주민들은 봉래산이 아니라, 고갈산(?) 이라는 이름으로 부른 다면서, 한번 영도로 이사오면 할매의 주술(?) 로 인해 부자가 되어 영도를 떠나더라도 곧 망해서 다시 영도로 돌아오게 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ㅎ. 막상 이 이야기를 해준 친구는 영도를 떠나 해운대 센텀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부자가 아니라서 그다지 망할게 없을지도ㅎㅎ)
[남항대교 및 송도해수욕장 방향]
6.25때 피난민들이 가장 많이 자리를 잡은 곳이 영도였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산복도로를 따라 중턱까지 빽빽하게 집이 들어차 있는 것을 보면 너무나 신기합니다. 같은 부산이지만, 해운대나 서면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부산의 모습은 고층빌딩 숲이 아니라, 중구나 영도구 라인안에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봉(391m) 정상석]
산불 감시초소와 정자가 위치한 아들 봉우리 “자봉” 입니다. 곧바로 정자로 올라갑니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일품입니다]
넓은 바다 위에 수많은 배들이 떠 있는데, 항구까지 들어오지 않은채 주차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그 어떤 규칙이 있겠지요? 없나? -_-;;
[손봉(361m) 정상석]
오늘은 꽃 구경을 왔다가, 본의 아니게 부산 지리공부만 더욱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ㅎ. 어쨌든, 황령산 봉수대처럼 이곳도 야경이 꽤나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다시 돌아온 조도와 오륙도 방향]
여기가 부산항의 관문입니다. 부산항에 출입하는 모든 배는 바로 저 길로 드나듭니다. 몇 년전 오사카 놀러 갈 때, 팬스타 크루즈를 타고 저 길로 지나갔던 기억이 나는군요~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산행 말미에 길 가에서 현호색 집단 군락지를 발견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바다와 항구를 곁에 두며 몇 군데의 산 아래 위치한 부산은 가 볼만한 곳이 무궁무진한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도 즐거웠네요! ^^
(뜬금없는 사족 : 롯데가 야구만 좀 더 잘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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