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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울산 가지산 백패킹 기록입니다~!

 

이제 날씨가 슬슬 풀리고 있습니다. 드디어 65리터 배낭을 꺼내 듭니다. 작년 가을 제주도 비양도에서의 백패킹 이후, 약 5개월 만이군요;;


 

`2017.3.25@영남알프스 울산 가지산

 

 

`2017.3.24@영남알프스 울산 가지산

 

 

 

 

예전 같으면, 한 겨울에도 셔츠만 입고 산행하며, 눈길에도 그냥 텐트를 깔았지만, 이제는 연식이 연식인지라;; 추운데선 도저히 잘 수가 없습니다. 하긴;; 이 정도 오래 썼으니, 이젠 고장날만도 하지요. 이해합니다ㅠㅜ

 

 

 

 

오늘은 하늘에 닿을 듯 솟아오른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에서 백패킹을 하려 합니다. 봄에 시산제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제겐 봄맞이 백패킹이 시산제 세레머니로 갈음되는 행사입니다~^^

 

 

 

 

(코스) * 이동수단 : 자차
석남터널-가지산 중봉-가지산 정상-헬기장 1박-가지산 중봉-석남터널(원점회귀)

 

 

 

 

[가지산 정상에서의 백패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산행은 많이 했었지만, 백패킹은 계획할 때마다 꼭 다른 일이 생겨서 실행에까지 옮기지는 못했었네요~

 

 

 

 

[백패킹 가면 뭐하냐구요?]

 

언제나 그렇듯, 백패킹을 간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봅니다. “아니, 야밤에 그 컴컴한 산에 가서 뭐하나요?” 네;; 사실 그다지 할 건 없습니다. 저녁 먹고 하늘의 별도 보며 걍 멍 때리기 놀이합니다~ ^^

 

 

 

 

 

 

[그래도 뭔가 있으니 가지 않겠습니까? ^^]

 

영화나 TV 에서처럼 텐트 안에서 책 보고 그러지 않습니다;;; 평지에서도 많이 안보는 책, 산에까지 들고와서 보면 침침한 랜턴아래 눈만 나빠지거든요;;

 

저는 정상까지 몇 시간을 오른 뒤 곧바로 내려가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여운을 좀 더 즐기기 위해 첫 백패킹을 시작했습니다.

 

 

 

 

[백패킹 배낭은 참으로 무겁습니다;;]

 

식수까지 풀장착하면 거의 15~16kg입니다. 그나마, 백패킹 전용 용품들을 사용해서 이렇습니다.

 

급경사 오르막길에서는 배낭을 걍 내다 버리고 싶은 마음도 가끔씩 생기지만, 이 모두 제가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도록 도와줄 것들이니 싸짊어지고 올라가야 합니다. 버리면 또 사야 되니 그럴순 없습니다ㅠ

 

 

 

 

[가지산 중봉을 지나, 이제 정상으로 항합니다]

 

날씨가 좋은날, 정상에서 일몰을 보고 있노라면, 해가 정말로 갑자기 휘리릭 하고 산 아랫쪽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나면, 어둠은 찾아오지만, 붉은 선이 지평선을 따라 퍼지면서 넓게 확산되는 모습을 아주 좋아합니다~

 

 

 

 

[드디어 가지산 정상(1,241m) 에 도착했습니다]

 

백패킹 텐트를 설치하고 정상에 어둠이 깔리면, 이제 별들과 만날 시간입니다. 사실 밤 하늘을 제대로 찍으려면 폰카메라 스펙으로는 안되지만, 제대로 안 찍히면 그냥 눈과 마음속에 담아두면 됩니다

 

 

 

 

[행여나, 산짐승을 만나면 어쩌려구? ;;]

 

이 이야기도 참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사실 산에서 곰(?) 이나 멧돼지는 생각만큼 잘 만나지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히려 멧돼지는 도심에서 만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상 아래 헬기장 오른편에 텐트를 깔았습니다~ 오늘은 단독 전세군요;;]

 

대신 날씨 변수가 굉장히 심합니다. 바람이 미친듯이 불면서 텐트 폴대가 휘어질 듯 펄럭이면 그날은 잠 다 잔겁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면 지표면에 물이 고이면서, 텐트 하부에 물이 차기 시작하고 보트를 탄 느낌까지 드는데 (아;; 텐트 안으론 절대 물이 들어오진 않습니다), 그칠때까지 밖으로 나올수가 없지요ㅠㅜ

 

 

 

 

[날씨가 흐려, 일몰 세리머니 없이 밤이 되었군요;;;]

 

하지만, 저런 나쁜 환경만이 반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도심이 펄펄 끓고 있을 때, 산 정상에 텐트를 피칭 하면 "아~ 자연의 바람이 이렇게 시원하다니" 라면서 숙면을 취하게 됩니다.

 

모기도 없습니다. 초가을날 누워서 하늘을 바라 보면 눈으로 보이는 자연의 앵글이 이렇게 예쁜지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밤 하늘의 수많은 별들아래 평화로운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들수 있습니다~ ^^

 

 

 

 

[가까운 쪽은 언양, 저 멀리는 울산의 야경]

 

스마트폰으로 야경을 찍으면 당연히 생각만큼 사진이 나오지 않고, 이에 따라서 새로운 카메라를 사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지름신이 강림합니다. 버너의 성능이 웬지 좀 약해 보이는 것 같아 지름신이 강림합니다. 쓰고 있는 배낭의 용량이 작게 느껴져 또다시 지름신이 강림합니다.

 

늘상 지름신의 유혹에 시달리게 됩니다. 요것이 백패킹의 단점입니다. 공부 못하는 애가 밑도 끝도 없이 교과서, 참고서 탓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오옷;; 이게 웬 눈이람;;;]

 

밤늦게까지 혼자서 띵가띵가~ 놀다가 숙면을 취한뒤 일출을 보려 아침 6시쯤 일어났더니, 헐;; 온 사방이 눈밭입니다.

 

겨울왕국 엘사와 같이 손을 잡고 "렛잇고~ 레리꼬" 노래를 부르며 벌판을 달려야 할 것 같네요;;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날씨변수를 만났습니다ㅎ

 

 

 

 

[아름다운 상고대 꽃이 폈습니다]

 

 

 

 

[일출 대신 3월말에 겨울왕국이군요;;;]

 

날씨가 좋으면, 침낭 속에서 나올 필요도 없이 동쪽방향으로 텐트 지퍼만 열면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쨘하고 보일텐데, 오늘은 지퍼를 여니 눈이 막 후려칩니다ㅎ

 

 

 

 

[어떻게 할지 머리를 조금 굴려보다 일단 하산결정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상한 뒤에는 오*기 누룽지를 보글보글 끓여서 먹어주는데, 일반적인 인스턴트 식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천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담엔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약소하게 호사를 누려줍니다.

 

 

 

 

[1박했던 자리는 깨끗이 치웁니다]

 

 

 

 

 

 

[어제 저녁과는 몹시 다른 모습이군요~]

 

이른 아침에 남들이 산 위로 올라올 때 백패커들은 짐을 싸서 하산합니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 등산로에 떡 하니 텐트를 쳐놓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분은 열혈 백패커는 아닐 겁니다.

 

 

 

 

[또 하나, 머문자리를 깨끗이 하고 하산해야겠죠]

 

자연은 내가 전세낸 것이 아니며, 모두가 다 같이 공유하는 곳 입니다. 이러한 룰을 잘 지키는 사람이 진정한 백패커가 아닐까요?

 

 

 

 

[꽃망울에도 흰 눈이 쌓였습니다;;;]

 

작년 11월, 백패킹 성지중 하나인 굴업도에서 누군가 라면을 끓이다 불을 내었고, 2천평의 갈대밭을 태우면서 백패킹 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례도 있습니다.

 

개인에게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 그것이 진정한 민폐입니다.

 

 

 

 

[아랫쪽엔 비가 와서 그런지 올라오는 산행객은 없네요]

 

개인적으로 2016~2017년 겨울에 처음보는 눈입니다. 올해 경상도에는 눈이 참많이 귀해서 "눈을 다시 보려고 하면 다음 겨울이 되어야 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3월말에 이게 무슨;;;

 

 

 

 

[역시 눈 내리는 산길은 너무나 조용하네요]

 

1박을 아웃도어에서 하게되는 백패킹은 이래저래 참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단순히 야외에서 잠만 자서 불편한 게 아니라, 최소한의 거주 장비가 들어있는 짐을 짊어지고 산 꼭대기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할만한 매력이 있습니다~

 

 

 

 

[새하얀 눈길 데크에 첫 발자국 내기가 웬지 미안해 집니다;;]

 

자연속에서 1박을 하는 시간을 통하여, 자연과의 상호 교감은 물론,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가운데서 내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가질수 있는 것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이 걍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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